6개월 만에 세 번째 게임 — 바이브 코딩이 이렇게 달라졌다
오늘 스네이크를 올렸다. 벽돌깨기와 테트리스에 이어 세 번째 게임이다.
앞의 둘은 2월에 만들었다. 오늘이 8월이니 6개월이 지났다. 나는 그 사이에 코딩을 배우지 않았다. 여전히 코드를 읽지 못한다.
그런데 만드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의 핵심 인사이트
6개월 전에는 해결 방법을 내가 말해야 했다. 지금은 불편한 점만 말하면 된다.
2월에는 이랬다
벽돌깨기는 점심 먹고 소파에 누워서 시작했다. 위스퍼링 한 줄이었다.
“벽돌깨기 게임, HTML 파일 하나로 만들어줘.”
이틀 뒤 테트리스는 4시간이 걸렸다. 그때 Z Fold 버그를 만났다. 폰을 펼치는 순간 터치 버튼이 통째로 사라졌다. 넓어진 화면을 시스템이 데스크탑으로 읽고, 데스크탑이면 키보드를 쓸 테니 터치 버튼을 숨겨버린 것이다.
그때 내가 한 말은 이거였다.
“pointer: coarse 조건으로 터치 기기 감지하도록 변경해줘”
지금 다시 보면 이상하다. 나는 pointer: coarse가 뭔지 몰랐다. 물어봐서 개념을 듣고, 그걸 다시 지시문으로 만들어 던졌다.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해결 방법을 고르는 것도 결국 내 몫이었다. AI는 내가 고른 방법을 코드로 옮겼다.
그리고 결과를 보려면 VS Code를 열고 터미널에서 직접 돌려야 했다.
오늘은 이랬다
오늘 내가 한 말은 전부 네 마디다. 그대로 옮긴다.
“게임 룰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고 속도가 너무 빨라”
“벽의 경계면이 보이지 않아서 조정을 할 수가 없어”
“모바일에서 방향키가 너무 아래에 있어서 조작하기 불편해”
“Z 폴드 화면에도 맞춰 줘”
기술 용어가 하나도 없다. 그냥 해보다가 불편한 걸 말했다.
그런데 이게 그대로 명세가 됐다. 예를 들어 두 번째 말 하나로 이만큼이 나왔다.
- 판의 네 면에 벽을 그린다
- 뱀 머리가 붙은 쪽 벽만 빨갛게 바꿔서 부딪히기 전에 알려준다
- 네 귀퉁이에 표시를 넣어 범위를 한눈에 보이게 한다
- 격자선을 진하게 해서 몇 칸 남았는지 셀 수 있게 한다
원인 분석도, 수정안 선택도, 구현도, 1차 기술 검증도 AI가 했다. 내가 한 건 실제 기기에서 결과와 사용성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이건 아직 안 넘어간다.
같은 버그, 다른 대응
재미있는 건 오늘도 Z Fold 문제가 나왔다는 것이다. 6개월 전과 똑같이.
| 2월 (테트리스) | 8월 (스네이크) | |
|---|---|---|
| 내가 한 말 | ”pointer: coarse 조건으로 터치 기기 감지하도록 변경해줘" | "Z 폴드 화면에도 맞춰 줘” |
| 원인 파악 | 내가 물어보고 이해함 | AI |
| 해결 방법 선택 | 내가 지정 | AI |
| 확인 | 내가 폰으로 열어봄 | AI가 7가지 화면 크기를 재서 보고 |
접었을 때, 펼쳤을 때 세로, 펼쳤을 때 가로 — 세 상태를 전부 맞췄다는 보고를 받고 나는 폰으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다.
무엇이 달라진 건가
도구 이름보다 AI와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2월에도 Claude Code를 썼다. 그때는 내가 LLM과 대화해서 필요한 지시문을 이해하고, VS Code 터미널에서 직접 돌려 확인했다. AI는 내가 정한 것을 코드로 옮기는 대화형 보조에 가까웠다.
지금은 목적과 불편한 점만 전달하면 파일을 뒤져 확인하고, 구현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고치고, 검증하고, 배포까지 이어간다. 코드를 쓰는 도구에서 작업 흐름을 맡는 Agent 쪽으로 옮겨왔다.
| 단계 | 2월 | 8월 |
|---|---|---|
| 무엇을 만들지 | 나 | 나 |
| 어떻게 만들지 | 나(물어보고 결정) | AI |
| 코드 작성 | AI | AI |
| 문제 발견 | 나 | AI + 나 |
| 원인 파악 | 나(설명을 듣고) | AI |
| 고치기 | AI | AI |
| 확인·검증 | 나(눈으로) | AI(수치로) + 나(눈으로) |
| 배포 | 나(VS Code에서) | AI |
6개월 전에는 내가 여덟 칸 중 다섯 칸을 맡았다. 지금은 두 칸이다.
이건 AI 성능을 재는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다. 내가 같은 종류의 작업을 두 번 하면서 체감한 내 역할의 변화다.
그런데 다 해주지는 않았다
이 글이 “AI가 알아서 다 해준다”로 읽히면 곤란하니까 오늘 실제로 있었던 일 두 가지를 적는다.
첫째, AI가 사실을 틀리게 썼다.
사이트에는 스네이크가 “AI와 함께 완성한 게임, 키보드 & 스와이프 동시 지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홈에도 “웹게임 3개, 지금 플레이 가능”이라고 나갔다.
그런데 스네이크 파일은 “게임 파일 준비 중입니다”라는 안내 화면이었다. 목록만 보고 실제로 열어보지 않은 채 단정한 것이다. 이건 내가 지적해서 잡았다.
둘째, 화면을 재보지 않았으면 못 잡을 버그가 있었다.
가로 화면용 배치를 만들면서 CSS 한 줄을 잘못 써서, 812×375 화면에 558픽셀짜리 게임판이 만들어졌다. 화면 높이보다 큰 판이니 아래가 잘려 나간다. 눈으로 대충 보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고, 실제로 각 화면의 숫자를 측정하는 과정에서야 드러났다.
정리하면 이렇다. AI는 만드는 건 빨라졌는데, 만든 게 진짜인지 확인하는 건 여전히 사람이 시켜야 한다.
그래서 지금 사람이 하는 일
여덟 칸 중 두 칸이 남았다고 했는데, 그 두 칸이 뭔지가 중요하다.
1. 무엇을 만들지 정한다. 이건 안 넘어간다.
2. 써보고 불편한 걸 말한다. 이게 생각보다 크다. 오늘 나온 네 마디는 전부 내가 직접 해보다가 느낀 것이다. 안 해봤으면 “룰을 모르겠다”도, “벽이 안 보인다”도 안 나왔다.
기술을 아는 것보다 쓰는 사람 자리에 앉아보는 것이 더 필요해졌다. 이건 코딩을 안 배운 사람이 오히려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처음 하는 사람이 어디서 막히는지 안다. 내가 거기서 막히니까.
6개월 뒤에는
2월의 나는 “질문이 코드보다 먼저다”라고 적었다. 지금은 이렇게 덧붙이겠다.
이제는 해결책을 묻기 전에, 불편한 것을 말하면 된다.
그때는 해결 방법까지 물어야 했고, 그러려면 무엇을 물을지 알아야 했다. 지금은 그 부분이 줄었다. 어디가 어떻게 불편했는지만 정확히 말하면 원인과 해결책은 AI가 찾아간다.
물론 무엇을 만들지, 어디까지 되면 된 것인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해야 한다. 그건 바이브 코딩 입문서에 적어둔 그대로다. 줄어든 건 기술적인 해결 방법을 묻는 몫이다.
지금 시작하시는 분은 2월의 나보다 낮은 문턱에서 출발한다. 그때 내가 넘어야 했던 것 중 상당수가 지금은 넘지 않아도 된다.
직접 해보실 수 있습니다. 스네이크 하러 가기 · 벽돌깨기 · 테트리스
처음 시작하실 분은 AI에게 보내는 첫 요청문부터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