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아무것도 안 한 날이 가장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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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시스템을 처음 켰다.

10시가 됐고, 매수 스캔이 돌았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KOSPI가 MA20 아래였고, 레짐 필터가 전 종목 매수를 막았다. 시스템은 그냥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싶었다. AI에 상황을 설명하고 확인을 요청했다. 버그가 아니었다. 의도한 동작이었다.

그게 이번 1주일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다.


사는 법이 아니라, 사지 않는 법

자동매매를 처음 구상할 때, 나는 ‘얼마나 잘 사는가’에 집중했다. 진입 조건, RSI, 이격도. 사는 로직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그런데 실제로 시스템을 돌려보니, 핵심은 다른 데 있었다. 언제 사지 않는가였다.

하락장에서 버티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들어가지 않는 것. 레짐 필터는 그걸 하는 장치다. 화면을 보고 있어도 손가락이 가지 않는 훈련 — 그걸 시스템이 대신 해준다.


내 역할은 현상을 기록하는 것

1주일 동안 버그도 있었다. 매수금액을 손실로 인식하는 문제, 예수금이 고착되는 문제. 현상을 기록해서 AI에 넘겼다. AI가 원인을 짚어줬고, 수정된 결과를 확인했다. 내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오늘, 트레일링 스탑이 처음 발동했다

카카오가 고점에서 1,050원 내려오자 자동 매도됐다. +3.01%. 그 다음에 카카오가 더 올랐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면 흔들린다는 걸 알아서다.


월요일, 실계좌가 시작된다

아직 모르는 게 있다. 손절이 실전에서 처음 발동하는 순간, 내가 개입하고 싶어질지. 그걸 버틸 수 있을지는 해봐야 안다.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시스템을 믿지 못하면, 시스템은 없는 것이다.


다음 관찰: 실계좌에서 손절이 처음 발동하는 순간,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독자 질문: 자동매매를 운영하면서 시스템의 판단을 믿기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