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달리면서 내가 만든 앱과 대화했다

BuildingInPublicRunBuddyShipFirst철부지1학년러닝

코딩을 모른다. 한 줄도 직접 짜본 적 없다. 그런데 오늘, 내가 만든 앱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


오늘의 핵심 인사이트

중요한 건 코드를 아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아는 것이다.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왜 만들었나

러닝 앱은 많다. 그런데 내가 원한 건 기록 앱이 아니라 같이 달리는 앱이었다.

페이스가 무너지면 “조금 빨라요”라고, 잘 유지하고 있으면 “좋아요, 이 속도 유지해요”라고. 옆에서 한마디씩 해주는 존재.

그래서 만들었다. 이름은 Chulbuji RunBuddy. 한 줄 콘셉트는 이것이다.

혼자 달리지만 혼자가 아닌 러닝.


어떻게 만들었나

나는 코드를 짜지 못하니까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다. 내가 원하는 걸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I는 그 설명을 코드로 바꿨다.

내가 한 일은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경험이 무엇인지 말로 꺼내는 일이었다.


책상 앞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

책상 앞에서 “잘 됩니다”라고 끝내고 싶지 않았다. 워치를 차고, 폰을 들고, 앱을 켜고 직접 달렸다.

문제는 밖에서 드러났다.

3km쯤 지나자 앱이 조용해졌다. 음성 안내가 끊겼다. 페이스가 흔들려도 아무 말이 없었다. 구간 안내는 나왔지만, 정작 필요한 숫자는 읽어주지 않았다.

이건 책상 앞에서는 잘 안 보이는 문제였다. 달려봐야만 보이는 문제였다.


오류 두 번, 두 번 다 해결

집에 돌아와서 AI에게 그대로 말했다.

“3km 넘으면 음성이 끊겨. 페이스가 변해도 말을 안 해줘.”

고치는 과정에서 오류도 두 번 났다. 예전 같았으면 거기서 멈췄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멈추지 않았다.

그냥 다시 물었다. “이 오류는 왜 났어?” “그러면 어떻게 고치면 돼?”

두 번 다 해결됐다.


더 큰 문제도 있었다

오늘 달린 기록이 통째로 사라졌다. 내가 직접 뛰면서 쌓은 첫 번째 데이터였다. 앱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기록을 지우는 설정이 그대로 살아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허탈했다. 그래도 이유를 알았고, 바로 고쳤다. 다음에는 같은 방식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이 한 일, AI가 한 일

인간(철부지):

  1. 앱 콘셉트 설계 — “같이 달리는 앱, 기록 앱이 아니라”
  2. 직접 달리며 버그 발견 — 3km 구간 음성 끊김, 페이스 피드백 없음
  3. 문제를 말로 설명 — “3km 넘으면 음성이 끊겨”
  4. 오류 앞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물음

AI(Claude Code):

  1. 앱 코드 전체
  2. 음성 안내 로직
  3. 페이스 감지 및 피드백 시스템
  4. 오류 원인 분석 및 수정

오늘 만든 건 완성된 앱이 아니다

달릴 수 있는 앱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달리면서 부족한 걸 발견할 수 있는 앱이고, 발견한 걸 그날 바로 고칠 수 있는 앱이다.

내일도 또 달릴 것이다. 또 뭔가 보일 것이다. 또 고칠 것이다.


코딩을 몰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오늘 다시 확인했다.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알면 된다.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AI와 함께 풀어가면 된다.


chulbuji.com | “생각을 구조로, 구조를 실행으로”